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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식 이해해보자 (문과용)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식’은 무엇일까? 그림이나 문학작품이 아름답다면 모를까, 수식이 아름답다니…. 혹시나 독자께서 수포자였다면 도대체 수식에 어떤 아름다움이 있을지 의아스러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인정하는 ‘가장 아름다운 수식’은 분명 존재한다. 지금 바로 구글검색 창에다 ‘the most beautiful equation’을 검색해보자 :

그것은 바로 ‘오일러 등식Euler’s Identity’’이라 불뤼우는 식 이다 :

$$e^{i\pi}+1=0$$

 

왜 아름답다고 하는가?

많은 사람들이 이 식을 아름답다 느끼는 이유는, 아마 수학에 있어 매우 중요한 다섯가지 기본수 \(e\), \(i\), \(\pi\), \(1\), \(0\)이 모여만든 놀랍도록 간단명료한 수식이기 때문일 것이다.

 

‘\(1\)’은 우리가 태어나서 가장 처음 배우는 수이고, ‘\(0\)’은 무언가가 없다는 상태를 나타내는 추상적인 수로써, 음수와 더불어 수체계 확장의 첫 걸음에 위치한다. ‘\(\pi\)’는 가장 완벽한 도형으로 여겨지는 ‘원’을 기술하는 수이고, 또한 이를통해 ‘무한’과 ‘무리수’개념을 처음 접한다. ‘\(e\)’는 미적분을 배우면서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수인데, 미적분은 자연현상을 이해하는 너무나 막강한 도구여서 그것이 없었다면 현대문명이 존재할 수 없을 정도이다. ‘\(i\)’는 두번 곱해서 \(-1\)이 되는 수로, 교과과정에서 배우는 마지막 수체계인 ‘복소수’를 대표하는 수이다. 학교에서 그런 사실을 가르치지 않는다는 사실에 매우 유감이긴 하지만, 20세기 가장 위대한 과학혁명이자 현대문명을 폭발시킨 도화선이었던 ‘양자역학’은 ‘복소수’체계 위에서 성립하는 학문이다.

 

이렇게 숫자 하나하나 마다 인류의 위대한 지적도약이 담겨있을 정도로 너무나 중요하고 기본적인 다섯가지의 숫자들이 모인데다, 그것들이 ‘+’와 ‘=’만으로 연결되어 이렇게 간단한 형태의 수식을 만든다는 건 … 생각해보면 정말이지 기가막힌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경의로움 속에서 많은 이들이 미적인 아름다움까지 함께 느끼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 ‘가장 아름다운 수식’을 진지하게 이해해보려 한다. 필자는 포스팅을 ‘문과용’과 ‘이과용’의 두가지 버전으로 나누었는데, 쉽게말해 미분을 사용하는 설명이 ‘이과용’이고 사용하지 않는 설명이 ‘문과용’이다. 문과에서도 고1 공통수학에서 복소수를 배우니, 그 정도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는 설명방법을 고안해 보았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개념적이해를 목적으로 한다. 즉, 논리상의 점프는 없지만 각 과정들을 엄밀히 증명하진 않는다.

 

오일러 등식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

일단, 앞서 제시한 형태의 오일러 등식의 모습을 조금 바꾸어보자. 양변에 $-1$을 더하면 다음과 같은 형태가 된다.

$$e^{i\pi}=-1$$

 

이 식이 이해가 안가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좌변의 저 숫자도 아닌것 같은 ‘\(e^{i\pi}\)’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e^2\)은 \(e\)를 두번 곱한것이다. 풀어 적어보자면 \(e^{2}=e \times e\) 이다. \(e^{-2}\)는 \(e\)를 두번 곱한수의 역수이다. 역시 풀어 적어보자면 \(e^{-2}=\frac{1}{e^2}\) 이다. \(e\)는 대략 2.718 정도이니, 그 값은 대략 \(e^{2}=7.389\cdots\), \(e^{-2}=0.135\cdots\) 인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e^{i\pi}\)는 무언가? \(e\)를 \(i\pi\)번 곱했단 뜻인가? \(i\)라는 것 자체가 우리가 익히아는 1, 2, 3, 4 같은 숫자에 포함되지 않는데.. 대체 무슨 뜻인걸까?

 

즉, 오일러 등식이 어렵고 생소하게 느껴지는것은 \(e^{i\pi}\)라는 표기자체 해석불능이기 때문이다. 좀 더 엄밀히 말하자면, 오일러 방정식을 이해할 수 없는 이유는 지수에 허수가 들어간다는 것의 의미를 알 수 없기 때문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허수를 다루지 않을 수 없다. 사실은, 허수와 복소수를 다루는것 — 특히나 복소수의 곱셈규칙을 이해하는 것이 오일러 등식 정복의 비밀열쇠이다.

 

오일러 등식 이해의 비밀열쇠 — 복소수 곱셈규칙

그럼, 복소수에 대한 기초를 간략하게 살펴보며 자연스럽게 복소수 곱셈규칙으로 들어가보자.

 

가장 기본적으로, ‘\(i\)’는 두번 곱해서 -1이 되는 숫자이다 :

$$i^2=-1$$

 

그리고 이것의 배수- 즉, ‘\(i\), \(2i\), \(3i\) …’나 ‘\(-i\), \(-2i\), \(-3i\) …’를 통틀어 ‘허수’라고 부른다. 그리고 우리가 아는 실수와 허수의 합으로 나타내어진 ‘\(3+4i\)’와 같은 수들을 ‘복소수’라 부른다. 이러한 복소수는 다음과 같이 ‘복소평면’에 나타낼 수 있다.

 

우리는 이 복소수 ‘\(3+4i\)’를 두번 세번 계속 곱해보면서 복소수 곱셉에 대한 규칙을 찾아보려한다. 별 특별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그냥 있는 그대로 따라가면 되는데, 일단 ‘\(3+4i\)’를 두번 곱하고 그것을 복소평면위에 나타내어 보자 :

$$\begin{aligned} (3+4i)\times (3+4i)&= 9+12i+12i+16i^2\\ &=9+24i+16 \times (-1)\\ &=-7+24i \end{aligned}$$

 

 

‘복소수의 크기’는 복소평면상에서 볼 때 해당 복소수와 원점사이의 거리를 뜻한다. 피타고라스 정리를 이용하면 \(3+4i\)의 크기는 \(\sqrt{3^2+4^2}=5\)이고, 그것을 제곱한 \(-7+24i\)의 크기는 \(\sqrt{-7^2+24^2}=25\)이다.

 

우리는 여기서, 제곱한 복소수는 그 크기 또한 제곱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잠시 후 세번, 네번 계속 곱한결과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이 규칙은 일반적으로 성립한다. 즉, 크기가 ‘\(r\)’인 복소수를 두번 세번 네번 곱하면 그 크기는 제곱(\(r^2\)), 세제곱(\(r^3\)), 네제곱(\(r^4\))으로  커진다.

 

한가지 더 살펴볼 것은 ‘각도’이다.

 

놀랍게도, ‘\((3+4i)^2\)’이 \(x\)축과 이루는 각도 2𝛼는 ‘\(3+4i\)’이 이루는 각도 𝛼의 정확히 2배이다. 이러한 각도에 대한 규칙도 일반적으로 성립하는 것이어서, 세제곱, 네제곱 하면 각도가 처음 각도의 세배, 네배로 커진다.

네제곱 부터는 크기가 너무 커서 한 화면에 모두 담을 수는 없었는데, 어쨌든 크기와 각도에 관한 이 규칙은 몇제곱을 하던지 항상 성립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리하자면, 임의의 복소수를 제곱, 세제곱, 네제곱 … 하면 그 크기는 제곱, 세제곱, 네제곱 … 으로 커지고, 각도는 두배, 세배, 네배 … 로 커진다. (정말 그런지 의심 되는 분들은, ‘울프램알파’라는 사이트에서  ‘\(3+4i\)’ 거듭제곱의 값과 각도를 하나씩 확인해보시기 바란다.)

 

그렇다면, 1은 \(n\)번 곱해도 그 값이 1이니까, 크기가 1인 복소수는 몇번을 곱해도 반지름이 1인 원 위에 있는것일까? … 그렇다. 크기가 1인 두 복소수 ‘\(i\)’와  ‘\(\frac{1}{\sqrt{2}}(1+i)\)’를 거듭제곱해보면 :

 

\(i\)와  \(\frac{1}{\sqrt{2}}(1+i)\)의 크기는 모두 1이다. 그런데 그것들의 거듭제곱은 모두 크기가 1이며, 또한 \(i\)의 경우는 한번 곱해줄때마다 90도씩, \(\frac{1}{\sqrt{2}}(1+i)\)는 45도씩 각도가 커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앞서서 보았던 크기과 각도에 대한 규칙을 만족하는 결과이다.

 

혹시나, ‘\(\frac{1}{\sqrt{2}}(1+i)\)’를 두번곱하면 $i$가 되고, 여섯번 곱하면 ‘\(-i\)’가 되는 것이 의심쩍다면, 이 정도 계산은 직접 손으로 해봐도 될것 같다. 아니면 역시 ‘울프램알파’로 확인해 보자. 그래도 확인차원에서 ‘\((\frac{1}{\sqrt{2}}(1+i))^2\)’만 계산해보면 :

$$\begin{aligned} \frac{1}{\sqrt{2}}(1+i)\times \frac{1}{\sqrt{2}}(1+i) &= \frac{1}{2}(1+2i+i^2)\\ &=\frac{1}{2}(1+2i-1)\\ &=\frac{1}{2} \times 2i\\ &=i \end{aligned}$$

 

다시한번 정리해보자 :

임의의 복소수 \(z\)를 \(n\)번 거듭제곱하면 크기는 처음크기의 \(n\)제곱이 되고 각도는 처음각도의 \(n\)배가 된다.

 

자연상수 ‘e’ 란 무엇인가?

서론이 좀 길었지만, 지금부터는 뻥뚫린 고속도로 달리듯 나아가면된다.  우리는 ‘자연상수 \(e\)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부터 딱 두걸음만에 오일러 등식에 도달할 것이다.

 

먼저, 마치 수열에서 규칙을 찾듯이- 다음의 세 숫자 다음에 어떤 수가 올 것인지 예측해보자 :

$$\begin{aligned} (1+1) &= 2\\ \left (1+\frac{1}{2} \right )^2&=2.25\\  \left (1+\frac{1}{3} \right )^3&=2.37037\\ \end{aligned}$$

 

생각보다 너무 쉬운 규칙인 것 같다. 당연히 이 수열의 일반적인 형태는 자연수 \(n\)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형태를 가진다 :

$$\left ( 1+\frac{1}{n}\right )^n$$

 

그리고 이 계산결과가 자연수 \(n\)에 대해서 어떻게 변하는지 그래프 상으로 살펴보면 :

 

이 ‘\((1+\frac{1}{n})^n\)’라는 값은, \(n\)이 커질수록 어떤 하나의 값으로 수렴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바로 그 값은 대략 2.71 정도되는 위치에 있다. 하지만 그 값은 소수점이하 몇째자리에서 딱떨어지지는 않는, 2.718281… 하면서 계속되는 무리수이다. 이 수가 바로 ‘자연상수 \(e\)’이다 :

$$e=\lim_{n\rightarrow \infty }(1+\frac{1}{n})^n$$

 

이번 포스팅에는 ‘문과용’이라는 제목을 단 만큼, 수식을 가능하면 복잡하게 나타내고 싶지가 않다. 따라서, 자연상수를  ‘아주 큰 수 \(N\)[1]’에 대해 다음과 같이 표기하기로 하자 :

$$e= \left (1+\frac{1}{N} \right)^N$$

 

앞선 그래프에서 볼수 있듯, $N$의 값은 1,000 정도만 되어도 참값에 상당히 가까운 것을 알 수 있다.

 

\(e^\pi\)는 무엇인가?

우리는 오일러 등식에서 \(e\)가 어떻게 계산된 수치인지 살펴보았다. \(e^{i\pi}\)로 가기전에, 먼저 \(e^{\pi}\)는 어떤 수인지 알아보자.

 

\(e^2\)는 \(e\)를 두번곱한 수이다. 그러면 \(e^\pi\)는 \(e\)를 3.14… 번 곱한것인가? — 이건 말이 안된다. ‘몇 번 곱한다’의 ‘몇 번’이라는 것은 1, 2, 3 같은 자연수를 뜻한다. 따라서 ‘3.14 …번’은 고사하고 ‘3.1번 곱한다’는 것도 해석불능인 말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기본’으로 돌아간다면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우선, \(e\)가 어떻게 계산되는지를 아니까, 그것으로 \(e^2\)을 먼저 계산해보자 :

$$e= \left (1+\frac{1}{N} \right )^N \rightarrow e^2= \left (1+\frac{1}{N} \right)^{2N}$$

 

수식을 한 단계만 더 전개시켜보면 :

$$\begin{aligned} e^2&= \left (1+\frac{1}{N} \right )^{2N} \\ &= \left (1+\frac{2}{N}+\frac{1}{N^2} \right )^N \end{aligned}$$

 

그런데 여기서, 아주 큰 \(N\)에 대해서는 \(\frac{2}{N}\)에 비해 \(\frac{1}{N^2}\)는 무시할 수 있을 만큼 작기 때문에, \(e^2\)은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

$$\large e^2= \left (1+\frac{2}{N} \right )^N$$

 

아마 극한개념에 대해서 익숙한 분들이라면 이 부분에 대해 이이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께서는 왠지모를 찝찝함이 느껴지실거라 생각한다. 본 포스팅에서는 엄밀한 증명보다는 개념적인 이해를 목적으로 하므로, \((1+\frac{1}{N})^{2N}\)과 \((1+\frac{2}{N})^N\)의 값이 정말로 같다는것을 그래프로 직접 제시하려 한다 :

 

사실 우리가 쓰고 있는 ‘\(N\)’이라는 수는 ‘무한히 큰수’이다. 이는 만, 억, 경 보다 당연히 크고, 그 어떤 수를 제시하더라도 그것보다 더 큰수이다. 하지만 그래프에서 보이듯, \(N\)이 500정도만 되어도 \((1+\frac{1}{N})^{2N}\)과 \((1+\frac{2}{N})^N\)의 값은 위그래프 상에선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이고, 그 차이는 0으로 수렴하고 있다.

 

우리는 \(e^\pi\)을 이해하자고 해놓고 왜 \(e^2\)을 계산하고 있는가? \(e^3\)이나 \(e^4\)과 같은 값에 대해서도 살펴본다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e^2\)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더 큰 거듭제곱에 대해서도 동일한 이유로 식이 다음과 같은 형태를 가진다 :

$$\begin{aligned} e^3 &= \left (1+\frac{1}{N} \right )^3 =\left (1+\frac{3}{N} \right ) \\ e^4 &= \left (1+\frac{1}{N} \right )^4 = \left (1+\frac{4}{N} \right ) \\ e^5 &= \left (1+\frac{1}{N} \right )^5 = \left (1+\frac{5}{N} \right ) \\ \vdots \end{aligned}$$

 

이는 거듭제곱의 형태를 살펴봄으로써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

$$\begin{aligned} (a+b)^3&=a^3+3a^2b+3ab^2+b^3 \\ (a+b)^4&=a^4+4a^3b+6a^2b^2+4ab^2+b^4 \\ (a+b)^5&=a^5+5a^4b+10a^3b^2+10a^2b^3+5ab^4+b^5 \\ &\vdots \end{aligned}$$

 

이 식을 살펴보면, 두번째항의 계수는 언제나 거듭제곱하는 그 횟수와 동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a와 b의 갯수를 조합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것인데, 5제곱정도까지를 직접 손으로 계산하다보면 아마 그 규칙을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a=1\)이고 \(b=\frac{1}{N}\)인경우, 두번째 항 이하는 모두 \(\frac{1}{N^2}\)보다 그 값이 작기 때문에 앞선 그래프에서 확인했듯 아주 큰 \(N\)에 대해서는 그것들을 무시해도 같은 계산결과를 얻는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자연수 \(m\)에 대하여 \(e\)의 거듭제곱은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

$$e^m=\left (1+\frac{m}{N} \right)^N$$

 

그런데 이렇게 해놓고 보니까, \(m\)자리엔 굳이 자연수가 들어가야할 필요가 없다. 그 자리에 \(\pi\)를 한번 넣어보자 :

$$e^\pi=\left (1+\frac{\pi}{N} \right)^N$$

 

이 숫자는 단순히 \(1+\frac{\pi}{N}\)를 \(N\)번 곱한 수이기 때문에, 지수자리에 자연수이외 분수, 무리수, 0, 양수, 음수 등 모든 실수가 들어가도 된다. ‘\(e\)를 \(\pi\)번 곱한다’는 것은 해석불능의 말이 안되는 말이지만, ‘\(1+\frac{\pi}{N}\)를 \(N\)번 곱한다’는 말은 그냥 그대로 계산해주면 될 일이고, 여기엔 어떤 모순도 없다 :

$$e^x=\left (1+\frac{x}{N} \right )^N$$

 

놀랍게도, 무한한 \(N\)에 대해 이 \(x\)에 대한 함수는 지수함수와 정확히 같은 형태를 가진다 :

 

사실 \(N\)이 10정도만 되도 원점 근방에서는 \(e^x\) 그래프와 그 형태가 상당히 비슷해진다. 하지만 \(x\)가 커질수록 그 차이는 커지는데, \(N\)이 무한히 커지면 모든 \(x\)에 대해서 지수함수 \(e^x\)와 정확히 같은 함수가 된다.

 

\(e^{i\pi}\)는 무엇인가?

이제 드디어 $e^{i\pi}$의 값을 알아볼 차례이다. 많은 독자분들께서 이미 눈치체셨겠지만, \(e^{x}=(1+\frac{x}{N})^N\)의 형태에서는 \(x\)자리에 복소수라고 해서 못 들어갈 이유가 없다. 예를들어, \(e^i\)는 \(1+\frac{i}{N}\)를 \(N\)번 곱해준것일 뿐이다. 이것은 포스팅 초두에서 보았던 \(a+ib\) 형태의 복소수를 거듭제곱하는 것과 같은 종류의 연산이다.

 

\(e^{i\pi}\)라는 수는 \(e\)를 \(i\pi\)번 곱한수가 아니다. 그것은 말자체가 해석불능이다. 그것의 의미는 \(1+\frac{i\pi}{N}\)를 \(N\)번 곱했다는 뜻이며[2] 이는 복소수에 대한 단순 사칙연산일 뿐이다.

 

우리는 이제 마지막 단계에 다다랐다. 우리는 앞에서 배운 복소수곱셈 규칙을 이용하여 \(1+\frac{i\pi}{N}\)를 \(N\)번 곱한 값을 구하면 \(e^{i\pi}\)의 값을 알 수 있는 것이다.

 

\(N=10\)인 경우를 먼저 살펴보자 :

 

복소수와 함께 그려진 원은 반지름의 길이가 1인 원이다. 따라서 그래프를 볼때 거듭제곱을 해주는 \(1+i\frac{\pi}{10}\)의 크기- 즉, 원점으로부터 \(1+i\frac{\pi}{10}\)까지의 거리는 1 보다는 약간 크단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거듭제곱 할수록 복소수의 크기- 즉, 원점으로 부터의 거리는 조금씩 커지는 모양이 되는 것이다. 각도는 앞서 확인한 규칙과 같이 곱할때마다 같은 각도가 더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N=100\)일때는 \(1+i\frac{\pi}{100}\)의 위치가 \(N=10\) 일때보다 단위원에 더 가까이 붙어있는데, 그것은 복소수의 크기가 보다 더 1에 가깝다는 뜻이다. 즉, 계속해서 곱해주어도 그 크기는 크게 변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모든 복소수들이 단위원 주변에 모여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1+i\frac{\pi}{100})^{100}\)의 값은 \(N=10\)일때 보다 -1에 더 가까워 졌음을 볼 수 있다.

 

\(N=1,000\) 일때는 복소수들이 거의 단위원에 딱 붙어서 가는 모습이고, \((1+i\frac{\pi}{1000})^{1000}\)의 값은 -1에 보다 더 근접해 있다. 울프램알파로 계산해보면 그 값은 \(-1.00494\cdots +i0.00001\cdots\)임을 알 수 있다. … 왜 \((1+i\frac{\pi}{N})^N\)의 값은 \(N\)이 더 커질수록 $-1$에 가까워 지는 것일까?

 

우선, \(N\)이 커질수록 \(1+i\frac{\pi}{N}\) 거듭제곱의 크기가 1에 점점 가까워 지는 것은 곱해주는 복소수의 크기가 1에 한없이 가까워 지기 때문이다. 1은 계속 곱해도 1이다[3].

 

각도 측면에서 볼 때, 왜 \((1+i\frac{\pi}{N})^N\)은 180도, 즉 각도가 𝜋라디안인 지점인 -1에 가까워 지는 것일까?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선 \(1+i\frac{\pi}{N}\)의 각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N=1\)일때 \(1+i\frac{\pi}{N}\)이 이루는 각도는 \(\frac{\pi}{N}\)의 값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파란색으로 표시한 호의 길이는 반지름이 1인 원에 대한 것이므로, 그 자체가 \(1+i\frac{\pi}{N}\)이 이루는 각도이다. 각도가 𝜋이려면 원을 반바퀴 돌아야 하는데, 절반을 조금 못돌았으니 0.4𝜋라는 값은 적절한 값임을 알 수 있다.

 

\(N=10\)이 되면 \(1+i\frac{\pi}{N}\)이 이루는 각도와 \(\frac{\pi}{N}\)는 97%수준으로, 서로의 값이 상당히 비슷해 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N=100\)일때 두 값은 99.9%수준으로 비슷해진다. 즉, \(N\)이 커질수록  \(1+i\frac{\pi}{N}\)이 이루는 각도는 \(\frac{\pi}{N}\)에 한없이 가까워 진다는걸 알 수 있다.

 

\(1+i\frac{\pi}{N}\)을 \(N\)번 제곱한 복소수는 같은 각도가 \(N\)번 더해진곳- 즉 원래각도에 \(N\)을 곱한 자리에 위치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1+i\frac{\pi}{N}\)이 이루는 각도가 \(\frac{\pi}{N}\)라면 — 거기에 \(N\)을 곱한값은 그 값은 𝜋가 되는것이다 (\(\frac{\pi}{N} \times N =\pi\)).

 

복소평면상에서 크기가 1이고 각도가 𝜋인 지점에 대응되는 수는 -1이다. 즉,

$$e^{i\pi}=(1+i\frac{\pi}{N})^N=-1$$

 

양변에 +1을 더해주면,

$$e^{i\pi}+1=0$$

 

우리는 지수의 범위를 자연수에서 복소수까지 확장했다.

이번 포스팅의 목적은 ‘오일러 등식의 이해’였지만, 사실상 그 내용은 ‘지수의 확장’이었다. 아마 고1~2 즈음 배웠던 이 ‘지수의 확장’이라는 용어를 기억하실지도 모르겠다. 필자 기억으론 — 고등과정에선 자연수에서 유리수로 확장하는데 까진 증명을 하지만, 실수로의 확장은 증명없이 개념적으로만 이해했던걸로 기억한다. 본 포스팅에서는 오일러 등식을 증명함과 동시에 \(e\)의 정의식 \((1+\frac{1}{N})^N\)을 바탕으로 지수범위를 복소수까지 확장한 것이다. (도전문제 : 지수자리엔 수를 넘어 행렬이 들어갈 수도 있을까?)


[1] 엄밀하게는 , N=∞로 ‘무한히 큰 수’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하지만, N이 1,000 정도만 되어도 실제 결과와 매우 유사하다.

[2] 다른 방법으로도 정의 할 수 있다. 포스팅에 주어진 정의가 유일한 것은 아니다.

[3] 거듭 말씀드리지만, 이번 포스팅에서는 개념적인 이해를 목표로 하므로 상세한 계산은 생략한다. 필자가 필요성을 느낀다면 후에 엄밀한 증명을 포함하여 별도로 포스팅 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