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식’은 무엇일까? 그림이나 문학작품이 아름답다면 모를까, 수식이 아름답다니 …. 혹시나 독자께서 수포자였다면 도대체 수식에 어떤 아름다움이 있을지 의아스러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인정하는 ‘가장 아름다운 수식’은 분명 존재한다. 지금 구글검색 창에다 ‘the most beautiful equation’을 검색해보자 :
그것은 바로 ‘Euler’s Identity’ — 즉, ‘오일러 등식’이라고 불뤼우는 식이다 :
$$e^{i\pi}+1=0$$
왜 아름답다고 하는가?
이 식을 아름답다 느끼는 이유는, 아마 수학에 있어 매우 중요한 다섯가지 기본수 ‘\(e\), \(i\), \(\pi\), \(1\), \(0\)’이 모여 놀랍도록 간단명료한 수식을 만들어내기 때문일 것이다.
‘\(1\)’은 우리가 태어나서 가장 처음 배우는 수이고, ‘\(0\)’은 무언가가 없다는 상태를 나타내는 추상적인 수로써, 음수와 더불어 수체계를 확장하는 첫 걸음에 위치한다. ‘\(\pi\)’는 ‘원’이라는 도형과 땔래야 땔 수 없다는 점에서 기하적의미가 있고, 또한 무리수 개념을 여기서 처음 만나기도 한다. ‘\(e\)’는 미적분을 배우면서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수인데, 미적분은 자연현상을 이해하기위한 너무나 막강한 도구여서, 그것이 없었다면 현대문명이 존재할 수 없을 정도이다. ‘\(i\)’는 두번 곱해서 \(-1\)이 되는수로, 교과과정에서 배우는 마지막 수체계인 ‘복소수’를 대표하는 수이다. 학교에서 그런 사실을 가르치지 않는다는 사실이 매우 유감이긴 하지만, 20세기 가장 위대한 과학혁명이자 현대문명을 폭발시킨 도화선이었던 ‘양자역학’은 복소수체계 위에서 성립하는 학문이다.
이렇게 각각의 숫자 하나하나 마다 인류의 위대한 지적도약이 담겨있을정도로 너무나 중요하고 기본적인 다섯가지의 숫자들이 ‘+’와 ‘=’만으로 연결되어 이렇게 간단한 수식을 만든다는 것은 — 생각해보면 정말이지 기가막힌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경의로움 속에서 많은 이들이 어떤 미적 아름다움을 느끼지 않았나 싶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 ‘가장 아름다운 수식’을 진지하게 이해해보려 한다. 필자는 포스팅을 ‘문과용’과 ‘이과용’으로 나누었는데, 미분을 사용하는 설명이 ‘이과용’이고 사용하지 않는것이 ‘문과용’ 설명이다. 이번 포스팅은 ‘이과용’이다.
복소수에 대해 알아야할 한가지 사실
아마 오일러 등식이 낯설게 느껴지는 이유는 \(e^{i\pi}\)라는 표기 때문일 것이다. 대체 지수자리에 허수가 들어간다는것은 무슨 뜻인가? \(e\)를 \(i\pi\)번 곱한다는 말인가? ‘몇 번 곱한다’는 말에 그 ‘몇 번’이라는 말 자체가 자연수를 의미한다. 따라서 ‘\(i\pi\)번 곱한다’는 것은 그 말 자체가 모순이다.
우리는 \(e^{i\pi}\)라는 표기자체를 해석할 수 있어야 하므로, 오일러 등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허수’를 다루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필요하다고 해서 무턱대고 복소수의 모든 내용을 학습 할 필요는 없다. 이번 ‘이과용’버전에서 복소수에 대해 알아야 할 가장 중요한 사실은 다음과 같다:
‘임의의 복소수 \(z\)에 허수 \(i\)를 곱하면 \(z\)는 복소평면 상에서 90°만큼 회전한다’
예시를 하나 살펴보자 :
복소수 ‘\(z=3+4i\)’를 생각해보자. 이는 복소평면상에서 위 그림과 같이 하나의 점으로 나타내어진다. 이렇게 복소평면 위에서는 임의의 복소수 \(z\)의 실수부와 허수부를 마치 \(xy\)좌표처럼 나타낼 수 있는데, 이렇게 하면 어떠한 임의의 복소수 \(a+ib\)라도 복소평면 상의 한 점으로 나타낼 수 있다.
이 숫자에 \(i\)를 곱한뒤, \(z\)와 \(iz\)를 함께 복소평면상에 나타내보자 :
$$\begin{aligned} i \times z &= i \times (3+4i) \\ &= 3i+4i^2\\ &=(-1)\times4 +3i \\ &= -4+3i \end{aligned}$$
도형에 어느정도 감이 있으신 분들은 \(iz\)가 \(z\)보다 90도 앞서 있다는 것을 보자마자 아셨을 것이다. 실제로 원점과 \(z\)를 잇는 선분은 원점과 \(iz\)를 잇는 선분과 정확히 90도를 이룬다. 다음 그림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iz\)에 \(i\)를 한번 더 곱해도, 그리고 그 수에 \(i\)를 다시 한번 더 곱해도 … . 다음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곱해줄때 마다 계속해서 90도만큼 회전하게된다 :
$$\begin{aligned} i \times iz &= -z \\ &=-3-4i \\ \end{aligned}$$
$$\begin{aligned} i \times -z &= -iz \\ &=4-3i \\ \end{aligned}$$
회색 점선으로 그려진 원은 반지름이 5인 원이다. 즉, \(z\)는 \(i\)를 한번씩 곱할 때 마다 크기는 변하지 않고 각도만 90도씩 커지는 것이다.
보다 일반적인 경우를 보여드리기 위해 일부러 좀 어려운 예를 들었지만, 훨씬 더 간단히 확인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바로 \(i\)에 \(i\)를 계속해서 곱하는 경우이다 :
$$\begin{aligned} i^2 &= i \times i = -1 \\ i^3 &= i^2 \times i = -1 \times i = -i \\ i^4 &= i^3 \times i = -i \times i = 1 \end{aligned}$$
\(i\), \(i^2\), \(i^3\), \(i^4\)은 모두 \(x\)축이나 \(y\)축 위에 있기 때문에, 한번 곱해줄때마다 90도씩 더해지는 것이 앞선 예시보다 훨씬 더 분명하게 보인다.
어떤 임의의 복소수에 대해서도 이와같은 규칙이 성립함을 간단히 보일 수 있다. 임의의 복소수 \(z=a+ib\)가 있다고 하자. \(z\)의 편각[1]에 대한 탄젠트 값은 \(\frac{b}{a}\)이고, \(iz=-b+ia\) 편각에 대한 탄젠트 값은 \(-\frac{a}{b}\)이다. 이 두개의 탄젠트 값은 각각 원점과 \(z\), 원점과 \(iz\)를 잇는 직선의 기울기이다. 즉, 두직선의 기울기를 곱해서 \(-1\)이 된다는 것은 그들이 수직한관계에 있다는 것이고, 따라서 \(z\)의 편각과 \(iz\)의 편각은 항상 90도를 이루는 것이다.
다시 한번 결과를 정리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자 :
‘임의의 복소수 \(z\)에 허수 \(i\)를 곱하면, \(z\)는 복소평면 상에서 90°만큼 회전한다’
‘\(e\)’란 무엇인가?
이제 오일러 등식을 향한 여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해보자.
필자가 가장 먼저 던지고 싶은 질문은 ‘자연상수 \(e\)’란 무엇인가?’하는 것이다. 정의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어떤정의를 선택해도 그것들은 서로 동치관계에 있다. 필자는 지수함수 그래프를 통해서 \(e\)를 정의해보려 한다.
위 \(xy\)평면상에는 \(y=2^x\)와 \(y=3^x\)의 그래프, 그리고 두 그래프가 동시에 지나는 점인 \((0,1)\)에서의 접선과 기울기를 표시했다.
밑이 점점 커질수록 그래프는 양수쪽에서는 더 급격히 증가하고 음수쪽으로는 더 급격히 감소하는 형태를 보인다. 즉, \((0,1)\)에서의 기울기는 밑이 커질수록 점점 더 커지는 것이다. 따라서 밑이 2부터 3까지 연속적으로 커진다면, \((0,1)\)에서의 기울기도 연속적으로 커지면서 정확히 기울기가 ‘\(1\)’이 되는 어떤 지점이 있을것이다. 다시말해, 점\((0,1)\)에서 지수함수의 기울기가 1이되게 만드는 밑이 2와 3사이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0,1)\)에서 기울기가 1이되게 하는 밑은 2.71828… 하며 나가는 무리수이며 우리는 이를 ‘자연상수 \(e\)’라 부른다.
‘\(e^x\)’란 무엇인가?
그런데 점\((0,1)\)에서 접선의 기울기가 1인 지수함수 — 다시말해, 밑이 \(e\)인 지수함수는 다른 \(x\)에 대해서도 매우 흥미롭고도 중요한 성질을 가진다.
학교에서 미분을 처음 배울때 보게되는 ‘미분계수의 정의’를 이용해서 임의의 실수 \(x\)에 대한 미분값 — 즉, 임의의 실수 \(x\)에 대한 그래프 \(y=e^x\)의 기울기를 구해보자 :
$$\begin{aligned} f'(x)&=\lim_{h\rightarrow 0} \frac{f(x+h)-f(x)}{h} \\ &= \lim_{h\rightarrow 0} \frac{e^{x+h}-e^x}{h} \\ &= \left [ \lim_{h\rightarrow 0} \frac{e^{h}-1}{h} \right ] \times e^x \end{aligned}$$
마지막 줄의 대괄호 속의 표현은 바로 \((0,1)\)에서의 접선기울기를 나타내는 표현이며, 그 값은 1이다. 즉 지수함수 \(y=e^x\)를 임의의 \(x\)에 대해 미분한 값은 \(e^x\)이고, 이를 다른말로하면 함수 \(y=e^x\)는 미분값과 함수값이 같은 함수 — 즉, 미분을 해도 자기자신이 되는 함수인 것이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다항식 또한 ‘미분해서 자기자신이 되는 함수’라는 조건을 만족 시킨다 :
$$f(x)=1+x+\frac{1}{2}x^2 + \frac{1}{3!}x^3+ \cdots + \frac{1}{n!}x^n + \cdots$$
이 다항식은 ‘무한차수’의 다항식이다[2]. 그리고 \(f(x)\)와 \(f’(x)\)는 정확히 같은 함수이다 :
$$\begin{aligned} f(x)&= 1+&&x&&+\frac{1}{2}x^2 &&+ \frac{1}{3!}x^3&&+ \cdots &&+\frac{1}{n!}x^n &&+ \cdots \\ f'(x) &= &&1&&+x &&+\frac{1}{2}x^2 &&+\cdots &&+\frac{1}{(n-1)!}x^{n-1} &&+ \cdots \end{aligned}$$
함수 \(f(x)\)와 \(f’(x)\)간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는가? 상수항 부터 시작해서 \(f(x)\)와 \(f’(x)\)의 \(n\)차항까지 계속해서 짝지어 나가보자. 애초에 \(f(x)\)는 무한차수의 다항식이었기 때문에 \(f’(x)\) 또한 무한차수 다항식이며, 같은 차수끼리 무한히 짝지어 나가도 결코 그 작업은 끝날 수 없다. 따라서 두 함수는 서로 구분 불가능하며, 구분 불가능한 무언가는 서로 같은 것이다.
이런식으로 표현된 \(f(x)\)는 \(e^x\)와 정확히 동일한 성질을 가진다. 두 함수는 모두 \(x=0\)일때 함수값으로 1을 가지고 기울이기도 1이다. 그 지점을 시작으로 인접한 함수값을 구하면서 양쪽으로 나아가, 모든 $x$에 대한 함수값을 구한다고 생각해보자. 모든 실수에 대해서 함수값과 미분값이 동일하다는 성질 또한 두 함수가 서로 동일하므로, 그런식으로 \(xy\)평면상에 그래프를 그려나간다면 두 함수는 모든 \(x\)값에서 같은 값을 가진다. 즉, \(e^x\)와 \(f(x)= 1+x+\frac{1}{2}x^2 + \frac{1}{3!}x^3+ \cdots + \frac{1}{n!}x^n + \cdots\)는 서로 구분할 수 없으며, 따라서 이 둘은 같은 함수에 대한 서로 다른 두 표현인 것이다 :
$$e^x = 1+x+\frac{1}{2}x^2 + \frac{1}{3!}x^3+ \cdots + \frac{1}{n!}x^n + \cdots$$
이렇게 \(e^x\)를 무한차수의 다항식으로 표시 할 수 있다는 것은 참 많은 것을 의미하는데, 우선 우리를 이를 통해 지수의 범위를 자연수에서 실수로 확장시킬 수 있다. 즉, 지수자리에 실수가 들어가는 것에 있어 아무런 모순이 없게되는 것이다.
\(e^2\)는 \(e\)라는 수를 두번 곱한것이다. 그런데 \(e^{1.5}\)이나 \(e^{\pi}\)는 무엇인가? 앞서 언급했듯이 처럼, ‘\(e\)를 1.5번 곱한다’는 말은 그 자체가 해석불능의 모순된 문장이다. ‘몇 번’이라는것 자체가 자연수를 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와 같이 \(e^x = \sum_{n=0}^{\infty }\frac{x^n}{n!}\)라고 쓰는 순간, \(x\)자리에는 어떤 실수가 들어가도 상관없다. 그저 규칙대로 곱해주고 더해주면 될 뿐이다[3].
필자가 고등학생때는 지수범위를 자연수에서 유리수로 확장하는 것 까지만 증명하고, 실수부터는 그냥 받아들였던걸로 기억한다. 아마 지금도 다르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방금 진행한 과정이 바로 지수를 실수범위까지 확장시키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e^z\)’란 무엇인가?
벌써 눈치채신 분도 있겠지만, \(e^x\)을 그렇게 무한차수의 다항식형태로 정의하면 지수자리에 복소수라고 못들어갈 이유가 없다[4]. 즉, 임의의 복소수 \(z\)에 대해서 \(e^z\)의 값은 다음과 같다 :
$$e^z = 1+z+\frac{1}{2}z^2 + \frac{1}{3!}z^3+ \cdots + \frac{1}{n!}z^n + \cdots$$
또한 \(e^x = \sum_{n=0}^{\infty }\frac{x^n}{n!}\)에 대해서 \(e^{a+b}=e^a \times e^b\)와 같은 지수함수의 일반적인 성질이 성립하듯[5], \(e^z\)도 동일한 형태를 가지므로 자연수나 실수에서 하던 일반적인 지수함수 연산을 복소수에서도 그대로 할 수 있다.
복소수 \(z\)는 일반적으로 실수부와 허수부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으니 (\(z=a+ib\)), \(e^z\)의 일반적인 형태는 \(e^{a+ib}\)가 되겠다. 여기서도 일반적인 지수에 대한 연산이 가능하므로, 이는 \(e^{a}e^{ib}\)로 나타낼 수 있다. \(e^{ib}\)는, 급수형태로 나타내면 ‘\(e^{ib} = \sum_{n=0}^{\infty }\frac{(ib)^n}{n!}\) ’이다. 이 또한 일일이 계산해서 실수와 복소수 형태로 나눈다면, 이 역시 실수부와 복소수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으며 이는 복소평면상 어딘가의 한 점에 해당할 것이다. 만약 어떤 임의의 값 \(b\)에 대해 이 \(e^{ib}\)라는 복소수가 복소평면상의 어느위치에 있다는 것을 알면, 우리는 그 복소수에 실수 \(e^{a}\)를 곱해 줌으로써 \(e^z\)의 정확한 값 — 그러니까 임의의 복소수 \(z\)에 대해 \(e^z\)가 복소평면상 어디에 위치하는 지를 알 수 있다.
우리는 급수를 계산하는 어떤 복잡한 과정을 통해 \(e^{ib}\)의 값을 구하기보다는[6], 기하학적인 방법을 통해 보다 직관적이고 개념적으로 접근해 보려고 한다.
기하학적으로 구해본 ‘\(e^{i\theta}\)’의 값
먼저, \(e^{ib}\)라는 표기 자체를 좀 손봐야 겠다. \(b\)가 어떤 고정된 값이 아니라 임의의 변수일때 \(e^{ib}\)의 값을 구하려는 것이므로, 우리는 \(b\) 대신 일반적으로 임의의 변수[7]를 나타내는 문자 ‘\(x\)’를 사용하도록하자.
복소수 \(e^{ix}\)는 복소평면상에 어느 위치에 표시될까? 예를 들어, \(x=10\)일때, \(e^{10i}\)는 복소평면 어디에 위치할까? 저 \(10\)이라는 숫자가 복소평면상에서 의미하는 바는 뭘까? 실수축으로의 거리? 원점으로부터의 거리? 우리는 먼저, 앞서 \(e^x\)와 함수 \(f(x) = \sum_{n=0}^{\infty }\frac{x^n}{n!}\)를 구분할 수 없다던 논의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e^x\)는 어떤 임의의 \(x\)에 대해서도 함수값과 미분값이 같다는 성질을 가진다고 했다. 그러면, 우리가 그것이 \(e^x\)의 그래프인지 뭔지 전혀 모르는 상태이더라도 \(x=0\)일때의 함수값이 \(1\)이라는 것과 \(f’(x)=f(x)\)라는 성질만을 가지고도 전체 그래프의 모습을 그릴 수 있는 것이다..
\(x=0\)에서의 함수값과 미분값을 알고 있으므로, 아주 작은 \(\Delta x\) 만큼 벗어나 있는 지점의 함수값은 \(f(0+\Delta x) = f(0) + f'(0)\times \Delta x\)이다. (이 식을 조금만 손봐주고 보면, 그 자체가 미분계수의 정의이다.) 그러면 \(f(\Delta x)\)에서의 함수값을 알았고, 그 값은 다시 그 점에서의 미분계수가 되기 때문에 우리는 같은 방법으로 \(f(\Delta x + \Delta x )\)의 값을 구해줄 수 있다. 그리고 그 \(x=2\Delta x\)에서의 함수값은 그 지점에서의 미분값과 같으므로, \(x=3\Delta x\), \(4\Delta x\), \(5\Delta x\) … 하며 모든 실수에 대한 함수값을 계산하여 \(f(x)\)의 그래프를 그려줄 수 있는 것이다.
\(e^{ix}\)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x=0\)을 대입하면 \(e^{ix}\)의 값이 1이라는걸 알 수 있다. 또한, \(e^{ix}\)를 미분하면 자기자신의 값에 \(i\)가 곱해진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
$$\frac{\mathrm{d} e^{ix} }{\mathrm{d} x} = i \times e^{ix}$$
한점에서의 함수값과 임의의 \(x\)에 대한 미분값을 아니, 우리는 같은 원리를 적용하여 모든 \(x\)에 대한 \(e^{ix}\)의 값을 계산해줄 수 있는 것이다.
\(x=0\)일때 복소수 \(e^{ix}\)의 값은 1이다. 그리고 무한히 작은 \(\Delta x\)에 대한 \(e^{ix}\)의 함수값은 미분값을 이용하여 다음과 같이 계산할 수 있다[8]. 일반적으로 \( f(0+\Delta x) = f(0) + f'(0)\times \Delta x\)이므로 :
$$\begin{aligned} e^{i\Delta x}&= e^{0} + ie^{0}\times \Delta x \\ &= 1 + i\times \Delta x \end{aligned}$$
\(f(2\Delta x) = f(\Delta x) + f'(\Delta x)\times \Delta x\)이므로, $\Delta x$만큼 한번 더 가면 :
$$\begin{aligned} e^{i2\Delta x}&= e^{i\Delta x} + ie^{i\Delta x}\times \Delta x \\ &= (1+i \times \Delta x)e^{i\Delta x} \\ &= (1 + i\times \Delta x)^2 \end{aligned}$$
뭔가 규칙을 눈치채신 분들도 있겠지만- \(\Delta x\)만큼 세번 네번 계속 계산해주면, \(n\)번째 \(e^{i\Delta x \times n}\)값은 다음과 같다 :
$$e^{i\Delta x \times n} = (1 + i\times \Delta x)^n$$
계산은 일단 이정도 까지 하고, \(e^{i\Delta x \times n}\)의 값들이 복소평면상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포스팅 초두에 말씀드렸다시피, 어떤 임의의 복소수 앞에 허수 \(i\)를 곱하는 것은 복소평면상해서 볼 때 곱해지는 복소수를 90도만큼 회전시키는 것과 같다. 따라서, \(e^{i(n+1)\Delta x}\)에 대한 계산식 ‘\(e^{i(n+1)\Delta x}= e^{in \Delta x} + \overbrace{ie^{in \Delta x}\times \Delta x}\)’에서 윗괄호로 묶여진 복소수는 \(e^{in\Delta x}\)과 90도 각도를 이루며 크기는 \(\Delta x\)만큼 작아진 복소수인 것이다. 그리고, 복소수의 덧셈은 실수부와 허수부를 독립적으로 더하는 것인데, 복소평면상에서 보자면 그것은 \(xy\)평면상에서 벡터덧셈을 하는 것과 수학적으로 동일하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e^{i(n+1)\Delta x}\)의 계산과정을 복소평면상에 나타내면 :
따라서, 0부터 4까지의 계산결과는 복소평면상에 다음과 같이 나타내어진다 :
\(e^{in\Delta x}\)의 값은, 분명 (0,1)부터 시작해서 원점을 감싸고 돌고있는 형태이다.
적분할때 원점에서 \(\Delta x\)만큼 \(n\)번 간 그 지점의 \(x\)좌표값이 바로 \(x\)이듯이, 여기서도 \(n\Delta x\)라는 값을 \(x\)라고 두자 (\(x=\Delta x \times n\)). 그러면 앞서보았던 \(e^{i\Delta x \times n}\)에 대한 식을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
$$e^{ix} = \left ( 1 + \frac{ix}{n} \right )^n$$
그런데 앞선 그림에서는 \(\Delta x\)의 값을 비교적 유한하고 큰 수로 나타냈지만, 우리가 미분에서 사용하는 \(\Delta x\)의 값은 무한히 작은 수이다. 이러한 점을 위 수식에 명시적으로 나타내면 :
$$e^{ix} = \lim_{n\rightarrow \infty }\left ( 1 + \frac{ix}{n} \right )^n$$
여기서 우리는, \(e^{ix}\)의 크기를 계산해 줌으로써 일거에 그 기하학적 의미를 알 수 있다.
복소수크기를 구할때는 해당 복소수와 허수의 부호를 바꿔준 켤레복소수를 곱해준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
$$\left | e^{ix} \right |^2 = e^{ix} \times e^{-ix} = e^0 =1$$
우변의 값을 통해 계산해도 같은 결과가 나온다 :
$$\begin{aligned} \left | e^{ix} \right |^2 &= \lim_{n\rightarrow \infty } \left | \left ( 1 + \frac{ix}{n} \right )^n \times \left ( 1 - \frac{ix}{n} \right )^n \right | \\ &= \lim_{n\rightarrow \infty } \left ( 1 + \frac{x^2}{n^2} \right )^n \\ &=1 \end{aligned}$$
수열 \(\left ( 1 + \frac{x^2}{n^2} \right )^n\)의 극한값이 왜 1인지 궁금하신 분들도 있겠다. 하지만 그것까지 하자면 너무 길어지고 복잡하지니, 이부분은 울프램알파로 확인하는 차원에서 넘어가도록 하자.
이렇듯 모든 \(x\)에 대한 \(e^{ix}\)의 크기는 — 즉, 모든 \(n \Delta x\)에 대한 \(e^{in \Delta x}\)의 크기는 1이다. 그리고 복소수의 크기는 복소평면상에서 보자면 원점으로부터의 거리이고, 원점으로부터의 거리가 1인 점들의 집합은 바로 반지름이 1인 원이다. 그리고 \(n \Delta x\)는 점(1,0) 부터 시작에서 그 원을 둘러싸고 있는 길이이며, 반지름 1인 단위원을 둘러싸고 있는 호의 길이는 곧 그 호에 대한 각도이다. 즉, \(e^{ix}\)에서 변수 \(x\)의 기하학적의미는 ‘복소평면상에서의 각도’였던 것이다. 그래서 많은 경우에, 복소평면상에서의 기하학적 의미를 살리고자 변수로써 \(x\) 대신 \(\theta\)를 사용한다.
‘z=r\(e^{i\theta}\)’의 기하학적 의미
또한, 앞서 언급했듯이 \(e^{i\theta}\)의 앞에 곱해진 실수는 해당복소수의 복소평면상에서의 크기를 결정하는 비례상수가 되는데, \(e^{i\theta}\)의 크기가 1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그것은 단순한 비례상수가 아니라 그 자체로써 복소수크기에 해당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그 값을 극좌표에서 원점으로 부터의 거리를 나타내는데 쓰이는 알파벳인 ‘\(r\)’을 씀으로써 그 기하학적의미를 강조할 수 있다.
\(z=re^{i\theta}\)는 복소평면상에서 크기 \(r\)에 편각은 \(\theta\)인 복소수를 나타내는 것이고, 우리는 복소평면상의 모든 복소수를 이러한 방식의 표기로 나타낼 수 있다 :
그리고 \(r=1\)인 원에서, 편각 \(\pi\) (\(\theta = \pi\)) 위치의 복소수의 값은 \(-1\)이고 \(e^{i\pi}\)는 이 값을 나타내는 다른 하나의 방법이다 :
$$e^{i\pi} = -1$$
$$e^{i\pi} +1= 0$$
\(e^{i\theta}\)의 마법
오일러 등식을 설명한다고 시작했는데, 쓰다보니 훨씬 더 일반적인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 포스팅에서 무엇을 했는지를 한번 더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우리는 지수의 범위를 복소수까지 확장했다. ‘몇 번 곱했다’는 정도의 정의는 지수가 자연수일때에만 해당되는 정의이다. 우리는 무한차수 다항식 형태으로 지수함수를 나타내는 방법을 찾았고, 그러한 정의라면 지수에 복소수가 못들어갈 이유가 없었다.
여러분은 이 포스팅의 결론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도 된다. 그저, \(re^{i\theta}\)라는 것을 복소평면상에서 \((r,\theta)\)에 위치한 복소수를 나타내는 표기로써 받아들이는 것이다. 왜 그런지 이미 한번 증명했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이러한 새 출발점에 서서 다른 문제들을 보면, 놀라운 일들이 펼쳐진다. 너무나 복잡한 유도과정이 한두줄만에 끝난다던가, 알 수 없는 수식의 나열들 속에서 기하학적인 의미를 발견하고 직관적으로 이해하게되는 그런일들 말이다. 이 지수함수 형태로 복소수를 표기하는 것은 너무나도 중요하며 자연과학, 공학분야를 가리지 않고 아주 보편적으로 쓰인다. 이 개념을 활용한다면, 심지어는 중고생들도 더 직관적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 관련한 주제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포스팅 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
[1] 원점과 복소수를 잇는 직선과 x축이 이루는 각을 일컬어 ‘편각'이라 부른다.
[2] 혹시나 이러한 함수가 임의의 x에 대해서 수렴하는지에 대해서 의심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다. 그 부분에서는 엄밀하게 증명하지 않겠지만, 결론만 말씀드리자면 위 함수는 모든 실수 x에 대해서 일정값으로 수렴한다. 이는 xn보다 n!이 훨씬 더 빨리 증가하기 때문이다.
[3] 이와 비슷한 경험은 ‘팩토리얼 계산’에 대해서도 하게된다. ‘10!’은 1부터 10까지의 자연수를 곱해준 것이다. 그런데 ‘ ½!’의 값은 무엇인가? 자연수에 대한 팩토리얼만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 이 숫자는 ‘어법에 맞지않는 모순된 표현’이다. 하지만 ‘감마함수’라는 것은 분수 뿐만아니라 실수부가 양수인 임의의 복소수에 대한 팩토리얼값까지 계산할 수 있게 해준다.
[4]심지어는 1자리에 단위행렬을 넣고 x자리에 행렬을 넣어, 지수범위를 행렬로 확장 할 수도 있다.
[5]무한차수 다항식으로 나타낸 형태에서 이러한 성질이 성립함을 직접한번 증명해 보시기 바란다.
[6]물론 그 방법도 가능하다. 급수의 실수부와 허수부를 정리하면, 각각이 코사인함수와 사인함수가 된다.
[7] 물론, 이 변수는 실수이다.
[8] 𝛥x가 굳이 양수일 필요는 없다. 설명을 위해서는 하나의 부호를 정해서 표기해야 하므로, 필요상 양수라고 생각하고 진행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