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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 물리교과서 '빛거울 문제' 비판

 

나는 고등학생들을 위한 수학/물리강의를 준비하고 있다. 교육적 효과와 재미 둘 다 놓치지 않으려다보니 매번 뭔가를 만들어 내놓는 기간이 길어지는데, 강의는 훨씬 더한것 같다. 강의를 만들어야겠단 생각은 수년전부터 해왔으나, 한과목 전체 커리큘럼에 대한 강의시리즈를 만드는건 너무나 큰 일이란걸 느꼈다. 그러다 독립적으로 떼어내어 만들 수 있을만한 주제를 찾기 시작했고, 고등학교 물리에서는 상대론 대단원 ‘역학과 에너지’에서 ‘시공간 에너지’ 부분, 대학수학에서는 Lagrange multiplier와 Legendre transformation에 대한 강의를 준비하고 있다. 헌데, 상대론강의를 만들기위해 본 고등학교 물리교과서는 너무나 실망스러웠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광속의 불변의 원리를 가르치기 위해 교과서에 수록된 ‘빛거울’ 예시를 비판하고자 한다.

 

동아출판 물리학1 교과서에는 고전적 상대속도 공식을 간략히 설명 한 후 다음과 같은 문제를 통해 상대론 단원을 열고있다 :

 

광속으로 달리며 거울을 본다는 이 예시를 ‘빛거울 문제’라 부르자.

 

문제자체에 드러난 한가지 표면적 문제는, 질량이 0이 아닌 입자나 물체는 광속으로 달릴 수 없다는 점이다. 위 문제를 ‘어린 아인슈타인이 거울을 들고 지면을 기준으로 빛의 속력 \(c\)와 매우 가까운 속도로 날아가고 있고, …’ 라고 시작했다면 물리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 교과서에서는 왜 굳이 물리적으로 틀린 상황을 제시한걸까? 엄밀성을 포기하더라도 개념이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생각한다. 더군다나 문제자체가 어떤 모순점을 찾아 설명하는 것이므로, 그것이 왜 모순인지를 찾는 과정에서 뭔가를 깨닫게 하려는 의도가 아닐까? 문제를 낱낱히 뜯어보며 알게 되겠지만, 이 문제는 그런 교육적 이득을 위해 모순된 가정을 둔것이 아니다. 빛거울문제는 근본적으로 잘못 설계되었으며, 학습자는 이를 통해 광속으로 달리는것이 왜 문제인지 알 수 없다.

 

빛거울 문제의 목적은 ‘광속의 절대성’ 개념[1]을 이해시키려는 것이다. 아마 출제자가 의도한 모범답안은 이런 것일 것이다 :

 

빛에 대해 고전적 상대속도공식 \(v_{ab}=v_b-v_a\)을 적용해보면, 민수가 볼 때 아인슈타인과 빛은 모두 광속 \(c\)로 달리고 있으므로 그 둘사이의 상대속도는 0 이다. 즉, 민수의 관성계에서 민수자신은 본인의 거울로 자기자신을 볼 수 있지만, 아인슈타인은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없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이 볼 땐 반대이다. 아인슈타인 입장에선 자신이 정지해있고 민수가 뒷쪽으로 광속 \(c\)로 이동하고 있다. 따라서 아인슈타인이 볼 땐 민수와 빛 모두 \(-c\)의 속도로 달린다. 따라서 그 둘간의 상대속도는 0이고, 민수는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없다. 아인슈타인이 볼 때 자신의 모습은 거울로 볼 수 있지만, 민수는 볼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민수는, 그리고 아인슈타인은 거울로 자신의 얼굴을 본단 말인가 못본단 말인가? 민수는 아인슈타인이 정지해 있을땐 자신을 볼 수 있지만 아인슈타인이 광속으로 달리기 시작하면 갑자기 볼 수 없단 말인가? — 민수나 아인슈타인이 거울로 자신을 볼 수 있다는 물리적 사실은 어떤 관찰자가 봐도 변하지 않아야 하며[2], 따라서 위와 같은 분석엔 분명 모순이 있다. 이 모순은 애초에 고전적 상대속도 공식을 빛에 적용 할 수 있다 가정했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광속은 모든 관측자에게 초속 30만km로 동일하다.

 

아무리 간단해 보여도, 좋은 예시나 도식을 만드는건 쉬운일이 아니다. 좋은 예시는 어떤 방향에서 접근하더라도 의도한 논리흐름에 도달 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자체를 낱낱이 분해해고 분석해도 핵심논리는 흐트러지지 않아야 하며, 문제를 확장시켜 나감으로써 더 깊은 이해가 가능해야 한다. 하지만 빛거울문제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

 

‘질량을 가진 물체가 광속으로 달린다’는 설정에 대한 참거짓 판별은 빛거울문제 안에서 해결 할 수 없다. 그런 해결 할 수 없는 잘못된 가정을 한것이 빛거울문제에 드러난 첫번째 표면적 문제이다. 두번째 문제는 ‘광원’이 없다는 것이다. 빛이 어디서 와서 어떻게 민수나 아인슈타인의 얼굴을 때리고 거울에 반사되어 다시 그들의 눈에 들어온단 말인가? 문제에서는 계속해서 ‘민수와 아인슈타인이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있는지’를 묻고있다. 문제는 학생들에게 ‘민수가 본 아인슈타인-빛 사이 상대속도’와 ‘아인슈타인이 본 민수-빛 사이 상대속도’를 계산하길 바라는 것이다. 헌데, 광원에 대한 정보가 없는데 그걸 어떻게 판단한단 말인가? 위 그림에서 민수와 아인슈타인이 바라보는 방향은 서로 반대인데, 광원의 종류/위치/빛이 방사되는 형태/거울을 들고 있는 방향 등에 따라 답은 달라질 수 있다. 위 문제는 주어진 조건만으론 명확한 답을 낼 수 없는 표면적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광원정보만 명확히 하면 ‘빛거울’은 훌륭한 예시가 되는가? 그것도 아니다.

 

일단 광원의 존재를 비롯하여 전반적인 상황을 명확히 해보자 : 설명편의상 민수를 A, 아인슈타인을 B, 광원을 S라 하자. 이들은 A — S — B 순서로 일직선 상에 있고, A와 B는 자신얼굴앞에 거울을 든체 광원을 등지는 방향을 보고 서있다. 여기서 A는 S에 대해 정지해있고 B는 오른쪽으로 광속 \(c\)로 이동한다. 이때 등대에서 멀리 빛을 비추듯 광원 양쪽으로 빛이 나간다면 어떻게 될까?

 

이런 상황이라면, ‘거울로 얼굴을 볼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거울로 광원을 볼 수 있는가?’로 바뀐다. 얼굴을 보려면 빛이 광원 → 얼굴 → 거울 → 눈을 따라가야 한다. 왜 그렇게 상황을 복잡하게 만드는가? 보는대상을 ‘얼굴’에서 ‘광원’으로 바꾸면 불필요한 디테일들은 사라지고 자연스럽게 문제의 초점은 빛과 관측자 사이의 상대속도로 집중된다. 하지만 문제를 이렇게 바꿔도, 빛거울 문제는 그것이 의도하는 개념을 학생에게 전달 할 수 없다.

 

빛거울 문제는 첫번째 대단원인 ‘역학과 에너지’에 수록되어있고, 빛에 대한 파동-입자 이중성 개념은 마지막 대단원인 ‘파동과 정보통신’에 나온다. 따라서 출제자는 ‘빛’이라는 대상의 물리적 실체를 모르는 학생들에게 그것에 대한 상대속도를 계산하길 요구하는 것이다. 물리1 커리큘럼 구성상 어쩔 수 없었다면, 출제자는 빛을 ‘광원에서 출발하는 작은 알갱이’ 정도로 묘사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되면 학생들의 초점은 ‘광속으로 달리는 작은알갱이와 거울 사이의 상대속도’에 맞춰지면서 훨씬 더 수월하게 생각을 전개해 갈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출제자는 광원과 빛의 실체 모두를 가려버렸다. ..그래도 좋다 — 사전학습이 되어있는 일부 학생들은 빛을 ‘광자’라는 작은 알갱이로, 다른 일부 학생들은 빛을 ‘전자기파’라는 파동이라 생각하고 끈기있게 생각을 이여간다 해보자.

 

아직 상대론을 배우지 않은 학생들은 광자를 ‘아주아주 작은 당구공’ 정도로 생각하며, 이에대해 고전적 상대속도 개념을 적용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광자는 총알이 발사되듯 광속 \(c\)로 광원에서 끝없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A쪽으로 발사된 광자는 광원에 대해 정지한 A의 거울을 맞고 A의 눈으로 들어올 것이다. 따라서 A는 광원을 볼 수 있다. B는 광속과 같은 속도로 달리고 있다. 따라서 B가 볼 때 A와 광원은 \(-c\)로, A로 발사되는 광자는 \(-2c\)로, B로 발사된 광자는 정지한것으로 보일것이다. B쪽으로 발사된 광자는 B의 거울과 같은 속도로 달리고 있으므로 그것에 반사될 수 없다. 따라서 B는 광원을 볼 수 없다. 이런 분석으로 질문에 답해보면 1번은 ‘아니오’, 2번은 \(c\), 3번은 ‘그렇다’이다. … 그런데 여기엔 어떤 모순도 없다. 아인슈타인은 거울을 볼 수 없고 민수는 볼 수 있으며, 이 사실은 민수의 계와 아인슈타인 계에서 모두 참이다. 헌데 4번 질문에서는 모순이 없는 상황에대해 무엇이 모순인지 묻고있다. ..뭐가 잘못된거지?

 

상대론은 빛이 입자냐 파동이냐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이론이다. 따라서 고전적 시간/공간 개념을 이용한다면, 위 상황에서 빛을 파동으로 보고 분석한다해도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 빛이 공간을 체우고 있는 어떤 매질을 타고 광원 양쪽으로 퍼져나간다면, A는 거울에 반사된 빛을 볼 수 있다. B는 파동과 같은 속도로 달리고 있으므로 광원을 볼 수 없다[3]. 이런 분석은 고전적인 상대속도 개념하에서 전혀 문제가 없다. 이 문제를 푸는 학생들은 아직 상대론을 배우지 않았기에, 당연히 이런 논리적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다.

 

상대론을 아는 사람들은 부족한 문제상황을 스스로 정리하며 어떻게든 출제자의 의도를 읽어낼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빛의 속력으로 날아갈 때의 모순점 설명하기’에서 어떤 모순점도 발견 할 수 없어야 정상이다. 19세기 후반의 과학자들도 상대론을 배우지 않은 학생들과 같은 입장이었다. 그들은 빛이 ‘에테르’라는 매질을 통해 전달되는 파동이라 생각했다. 실험 물리학자 마이켈슨은 지구의 공전속도를 이용해서 빛의 진행방향이 지구 공전방향과 일치 할 때와 그렇지 않을때 사이의 속도차이를 측정하려 했다. 태양주변을 도는 지구의 속도는 광속보다 1만배정도 작기에, 예상되는 차이는 매우 미미했다. 하지만 빛거울 문제처럼 광속으로 달릴수만 있다면, 그들의 이론 하에서 광속은 얼마든지 드라마틱하게 바뀔 수 있는 값이었다. 문제는 실험결과가 그들의 예상과 달랐다는 사실이다. 아인슈타인은 그러한 기존이론에 위배되는 실험결과 속에서 고전적 시간/공간개념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간파했고[4], 그렇게 특수상대성이론이 탄생하게 된것이다.

 

앞서 제시한 모범답안의 논리전개를 가만 들여다 보면, 민수와 아인슈타인 모두 거울로 자신을 볼 수 있어야 함을 어떤 실험적 근거도 없이 암묵적으로 가정하고 있다. 1번 질문에서 ‘그렇다’고 답하기 위해서는 이미 광속의 절대성을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가르쳐야 할 사실을 미리 전제하고 질문을 던지니, 학생들은 4번 질문에서 모순점이 없는데 모순점을 설명해야하는 모순에 봉착하게 된다.

 

고전적 상대속도 개념은 논리적으로 완벽하다. 따라서 ‘빛거울 문제’ 같은 사고실험만으로는 고전적 상대속도에서 상대론적 상대속도로 넘어갈 수 없다. 문제는, 고전개념이 기반하고 있는 시간과 공간 개념이 실제 우주의 시공간 구조와 다르다는 것이다. 따라서 상대론 설명에는 사고실험이 아니라 실제현상이 기반되어야 한다. 빛거울 문제에서는 고전적 상대속도 개념을 빛에 적용함으로써 학생들이 일련의 논리적 절차를 거쳐 광속의 절대성 개념에 닿기를 바라고 있지만,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 아인슈타인이 광속으로 날아갈때 거울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는지 여부는 직접 실험해보기 전까진 알 수 없다. 학생들은 사고실험을 통한 논리전개를 기반으로 하는 ‘빛거울 문제’에서 어떤 모순도 발견 할 수 없어야 정상이다. 이 문제는 잘못 설계된 문제이다.

 

나는 아직 동아출판 이외 다른 교과서는 보지 못했다. 하지만, 빛거울 문제는 교육부나 평가원이 검정하는 모든 물리교과서에 공통으로 수된걸로 보인다. 이 문제는 EBS <수능특강>에도 수록되어 있다2025학년 수능대비 수능특강 물리1 79page :

 

여기서도 같은 오류를 범하고 있다. ‘point’의 첫번째 dot에서는 B의 상황을 이렇게 기술하고 있다 : 그러나 B가 관측 할때는 A가 B의 운동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c로 움직이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B는 거울을 볼 수 있고, A가 거울을 통해 얼굴을 볼 수 없어야 한다.’ —  이 또한 광속의 절대성을 가정하고 하는 답변이다.

 

A와 광원은 지면에 대해 정지해 있고 B는 광속으로 달린다. 상대론을 배우지 않은 학생들에게 모든 상대속도는 고전적 상대속도공식을 따른다. 그런 학생들에게 있어 광자 혹은 전자기파동은 B에 대해 정지해 있다. 따라서 A는 거울에 비친 광원을 볼 수 있고 B는 볼 수 없다[5].

 

여기까지는 좋다. 질문 3개에 대한 답은 위와 같은 분석을 따라간다. 하지만 ‘point’에서 갑자기 없는 모순을 만들어낸다. 문제는 위와 같은 개념으로 실제 자연현상이나 실험결과를 설명 할 수 없다는 것인데, EBS는 그 문제밖에 있는 결과를 아무 설명없이 끌어온다. A는 거울로 광원을 볼 수 있고 B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은 고전개념하에서 A/B의 관성계에서 모두 같다. 아직 상대론을 배우지 않은 학생들은 고전적 개념으로 생각하므로, 이런 논리에는 아무런 모순이 없다. 헌데 ‘point’의 첫번째 dot에서 갑자기 ‘B는 거울을 통해 얼굴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이는 광속의 절대성에 기반한 설명이다. 왜 아직 배우지 않은 사실을 가정함으로써 없는 모순을 만들어내는가? EBS 역시 광속의 절대성 개념을 가르칠 목적으로 광속의 절대성을 가정하고 문제를 내고 있다.

 

교육부가 검정하는 교과서와 평가원이 감수하는 <수능특강>이 이럴 수 있나?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건 아닐까? ’ — 교과서에서 처음 빛거울 문제를 보고, 고민하고, 이 글을 쓰는동안, 뭔가 사라지지 않는 찝찝함을 느낀다. 나는 EBS의 <수능특강> 온라인 강의를 찾아봤다. 글을 쓰고있는 지금은 24년 2월인데, 아직 25학년 수능특강 강의는 상대론까지 나가지 않았다. 24학년 물리1 강의는 세명의 선생님 이광조T, 차영T, 김유경T 께서 해주셨는데, 빛거울 문제는 이 모든강의에서 다루지 않는다. 분명 교재에는 빛거울문제가 있을텐데 왜 생략하는 걸까? 선생님들도 빛거울문제의 문제를 느끼고 있는걸까? 열심히 뒤져보니 21학년도 장동호 선생님의 물리학1 강의에 빛거울문제 해설이 있었다. 그는 ‘14강 시간과 공간’에서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 ‘B는 자신이 정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정지하고 있는 사람이 자신이 보이지 않는다는건 말도 안된다

 

왜 말이 안되는가? 일단, 보는 대상은 얼굴이 아니라 광원이어야 한다. ‘얼굴에서 나온 빛’이 뜻하는 바가 무엇인가? 지금 얼굴에서 나오는 열복사를 말하고 있는건 아니다. 문제의 ‘빛’은 오직 지면에 정지한 광원에서 나온 광자 혹은 전자기파를 뜻하며, 상대론을 배우지 않을 학생들에게 이 빛은 B에 대해 정지해 있다. 따라서 B는 아무것도 볼 수 없어야 한다.

 

정지하고 있는 사람이 거울로 자신이 보이지 않는다는건 말도 안된다’ … 이건 어떤 논리도 없는 빈껍데기 같은 말이다 . 이 역시 완결된 논리를 가지는 고전적 속도개념을 순수하게 논리적으로 넘어 상대론으로 가려다 보니 생기는 문제인 것이다.


[1] 보통 무한은 절대적이고 유한은 상대적이다. 하지만 광속은 유한하면서 절대적인데, 이는 우리우주의 시공간 구조에 기인한다. 이 개념은 보통 ‘광속불변의 원리’로 불리지만, 이번 포스팅에서는 ‘광속의 절대성’이라 하겠다.

[2] 왜 그래야 하는가? 예를들어, 꽤나 잔인한 설정이지만, 민수와 아인슈타인의 거울엔 핵폭탄이 달려있어 빛이 닿으면 즉시 터진다 해보자. 만약 어떤 폭탄이 터지고 어떤 폭탄이 안터지는지가 민수가 보는지 아인슈타인이 보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가? 만약 민수가 볼 땐 아인슈타인이 터지고 아인슈타인이 볼 땐 민수가 터진다면, 아인슈타인이 상황종료 후 제자리로 돌아왔을때 어떻게 되는가? 그런 물리적 사건들의 발생 여부는 관찰자를 달리한다해서 바뀌지 않는다.

[3] 파도를 생각해보라. 파도는 그것과 같은 속도로 달리는 갈매기에 대해 정지해 있다.

[4] 실제 아인슈타인은 마이켈슨의 실험에 대해 ‘들어본적도 없다’고 말했다 한다. 하지만 많은 과학자들은, 당시 정황상 아인슈타인이 마이켈슨의 실험결과를 몰랐을 수 없었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5] 여기서도 ‘광원을 볼 수 있는지’가 아니라 ‘얼굴을 볼 수 있는지’를 묻고있기에 문제가 불필요하게 복잡해졌다. 분석 → ③에서 ‘B의 얼굴에서 출발한 빛이 빛의 속력 c로 가는데, B도 c로 움직이므로, B가 본 빛의 상대속도는 0이되기 때문이다’는 설명은 그런과정에서 나온 잘못된 설명이다. 손전등을 광원으로 두고 거기서 나온 빛에 대한 속도를 따지고 있는데, 왜 갑자기 광원을 얼굴로 바꾸는가? 오직 손전등에서 나온 빛만을 고려한다면 그 빛은 B에 대해 정지해있기에 B의 거울에 닿을 수도, B의 얼굴에서 반사될 수도 없다. 이런 상황이라면 ‘얼굴에서 출발한 빛’은 그 자체가 잘못된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