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9월 9일, 기후변화 부정론자 ‘박석순’은 자신의 facebook에 다음과 같은 포스팅을 올렸다 :
<우리나라 언론에는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 뉴스>
금년 여름이 유난히 더운 이유를 설명해주는 두 그래프와 한편의 논문.
지난 2022년 1월 15일 뉴질랜드 북쪽 해저 통가 화산이 폭발하여 고도 20~80km 성층권으로 수증기 약 1억 5천만 톤이 유입되어 평년에 비해 급증했음(맨 위 그래프).
성층권에 고농도 수증기가 유입되면 지구가 온도가 상승한다는 연구 논문이 이미 2010년 사이언스지에 발표됨(중간 논문). 올해 엘니뇨 현상으로 태평양 적도 부근에 수온 크게 상승했음. 지난 1998년과 비슷한 수준(맨 아래 그래프).
결론: 성층권 고농도 수증기에 엘니뇨 현상이 겹쳐 유난히 더운 것이며, 두 현상 모두 인간에 의한 이산화탄소와는 전혀 무관합니다.
추가 설명은 다음 동영상을 참고하세요.
https://youtu.be/VbnS8YpBCJg?si=udXGnF1oeEGn1-xG
‘24년 지구기온상승의 원인은 22년 통가 해저화산 폭발이며 이산화탄소와는 무관하다'는 박석순의 주장은, 기후변화 부정론자들의 또다른 cherry picking일 뿐이다. 요점을 간략히 살펴보자.
성층권 수증기에 대한 2010년 Science 논문은 부정론자의 또다른 cherry picking일 뿐이다.
Susan Solomon[1]은 2010년 1월 Science지에 게재된 논문을 통해, 2000년과 2001년 사이 10% 가량 감소한 성층권 수증기가 그 이후 10년간 지표온도 증가속도를 약 25% 감소시켰음을 밝혔다. 박석순은 이 결과가 Science지에 게제되었음을 강조하며, ‘성층권 수증기량 증가가 온실효과 증대로 이어짐은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따라서 통가화산폭발로 성층권에 주입된 수증기는 2024년 기온상승의 원인이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헌데 이는, 자신은 에어로졸의 역할이 무언지 모른다는 ‘무지의 고백’이며 최신연구결과들을 찾아보지 않았음을 실토하는 ‘게으름의 고백’일 뿐이다.
하늘로 솓구치는 연기기둥을 동반하는 프리니식 화산폭발 Plinian eruption은 일반적으로 그 연기속에 다량의 이산화황 SO2을 포함한다. 그리고 그 SO2는 수증기를 포함하는 일련의 화학반응을 거쳐 황산 에어로졸 sulfate aerosol이 되는데, 이 에어로졸 입자는 일반적인 구름입자보다 10배가량 작은 1um 정도의 지름을 가진다.
그정도 크기는 가시광선 파장인 0.5um와 비슷한데, 그렇게 전자기파가 자신의 파장과 비슷한 크기의 유전체를 만나면 Mie Scattering을 일으키며 서로 강하게 상호작용한다. 결과적으로, 황산 에어로졸은 태양빛에 대한 강한 반사효과를 유발하여 지면으로의 입사량을 감소시키게 된다. 또한 에어로졸을 씨앗으로 자란 구름은 다른 일반적인 구름보다 구성입자는 작고 밀도는 높은데, 이런 구름은 지표로 입사되는 태양빛에 대해 보다 높은 반사율을 가진다. 사람들은 이렇게 에어로졸을 씨앗삼아 자란 구름의 높은 냉각효과를 ‘Twomey 효과’라 부른다[2].
실제로 화산폭발이 야기한 ‘에어로졸 냉각효과’는 20세기 중에 수차례 발생되었다 :
FAQ 8.1 Figure 1 - AR4 WGI Chapter 8: Climate Models and their Evaluation : 20세기 지구표면온도 관측값 (검은선)과 독립적인 연구기관의 14개 기후모델에서 돌린 시뮬레이션 결과 (노란선) 와 그 평균 (붉은선). 큰 화산폭발이 있을때마다 향후 수년간 지구온도가 눈에 띄게 하락한다.
게다가 화산폭발로 인해 성층권에 주입된 염소원자는 오존층 파괴를 유발할 수 있으며, 실제로 통가화산폭발은 폭발 1주일만에 태평양과 인도양 상공 오존층의 5%를 파괴했다. 그리고 오존층의 파괴는 태양 입사량의 증가를 가져와, 미세하게나마 온난화를 가속하는 역할을 하게된다.
이렇게 화산폭발은 대기 중에서 다양한 물리/화학적 반응을 야기한다. 따라서 넓은 공간과 긴 시간 속에서 그것이 지구 열평형에 어떤 영향을 줄것인지는 이런 복합적인 요소들이 모두 고려되어야 한다. ‘성층권 수증기는 24년 기온상승의 원인이다’는 주장은 대단히 1차원적이고 근시안적인 주장인 것이다. 또한 이 주장은 실제 관측결과와도 맞지않는다.
통가화산폭발은 오히려 약간의 냉각효과를 냈다.
다음은 통가화산폭발의 영향을 장기간 관찰한 결과를 담은 최근 연구결과이다 :
위 논문들은 통가폭발이 지구온난화에 끼친 영향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
— 2022년 1월 15일, 통가해저화산폭발로 막대한량의 수증기146MtH2O 와 이산화황0.42MtSO2 이 중간 성층권에 주입되었고, 이산화황은 황산 에어로졸로 신속하게 전환되었다.
— 위성관측을 통한 분석결과, 성층권의 증가한 수증기로 인한 온실가스의 증대 최대 0.3 W/m2 는 에어로졸에 의한 냉각효과 최대 -1.5W/m2 보다 적었고 통가폭발은 폭발 이후 2년동안 지구전체에 약 0.17 ±0.07 W/m2 의 냉각효과를 유발했다.
— 통가화산이 지구 에너지 균형에 끼친 영향은 2023년 말까지 거의 zero 수준으로 감소했다.
그러니까 실제 관측에 따르면, 통가화산폭발은 오히려 미세한 냉각효과를 가져왔다. 그것이 지상이 아닌 해저화산의 폭발이라 다량의 수증기가 성층권에 주입되었다는 점에서 통가폭발은 여타 다른 화산폭발과 다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통가폭발은 다른 화산폭발과 마찬가지로 에어로졸의 냉각효과가 더 우세했다. 폭발 후 2년간 지구전체에 0.5도 가량의 냉각효과를 가쳐온 1991년 피나투보 폭발보다 정도는 훨씬 덜 했지만, 22년 통가 해저화산폭발은 ‘화산폭발은 지구표면의 일시적 냉각효과를 유발한다’는 일반적인 경향성을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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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순은 위 페이스북 게시글에서 ‘24년 기온상승은 인간에 의한 이산화탄소와는 전혀 무관하다’며 이산화탄소의 영향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있다. 헌데 이는 기후관련 데이터에 대해 무지한 상태에서 제멋대로 갈겨대는 주장이다.
나는 최근 <지구인을 위한 오답노트>라는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헌데, 그것은 자신에 대한 비판영상도 아니었건만 — 박석순은 Soon과 Happer의 대변인이라도 되는듯, 과격한 언어로 연일 반박영상을 올렸다[3],[4],[5],[6]. 박석순은 그 속에서, 가만히 있었다면 아무도 몰랐을 자신의 무지를 만천하에 드려내 보였다.
그는 여지껏 북극얼음 감소의 원인은 태양활동의 증가라고 주장해 왔는데, 실제 태양활동은 지난 40여년동안 미세하게 감소하고 있다[7]. 이런 상황에서 박석순은, 여느 음모론자와 다르지 않게 ‘조작설’을 주장한다. NASA와 IPCC를 비롯 모든 기후학자들이 인용하는 태양에너지 입사량 그래프는 조작되었으며, 실제로는 태양활동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그의 ‘조작설’이 타탕성을 얻기 위해선 ‘무엇이 어떻게 조작되었는지’를 말해야 한다. 하지만 나는 그의 반박영상에서, 그가 태양에너지 Total Solar Irradiace, TSI 에 대한 인공위성 원본데이터를 한번도 본적 없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그는 내가 알던것 보다 훨씬 더 무지하고 과감하며 노골적인 음모론자였다. 이 사실에 대해서는 이후 포스팅에서 보다 상세히 다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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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Why you don’t hear about the ozone layer anymore> — Susan Solomon이 누구인지,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는지를 잘 담고 있는 영상이다. 본인의 연구결과가 부정론자의 논거로 쓰였다는 사실을 알게되면, 그녀의 기분은 어떨까?
[2] 참고로, 금성의 반사율 (albedo)이 예외적으로 높은 이유가 바로 그 행성전체가 황산구름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다. 70~80년대 NASA의 과학자들은 위성을 통한 금성탐사를 통해 행성수준에서 온실효과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또 그 속에서 에어로졸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깊이있게 이해 할 수 있게 되었다.
[6] 조만간 박석순의 유튜브 채널 대부분의 영상은 ‘rumble’이라는 사이트로 이전한다고 한다. 반박영상은 곧 삭제되거나 비공개 될것으로 보인다.